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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또 8기] 삶의 지도
    🤔 개인 회고 2023. 1. 29.

    삶의 지도

    10년 후에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나는 이 질문의 시점은 미래이지만, 핵심은 과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목표를 말하면, 왜 이런 목표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어떤 액션을 취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과거” 대한 내용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나는 앞으로 10년간 어떤 개발자로서 성장을 하고 싶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나는 나의 과거에 대해 돌아보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첫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나의 꿈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에서 언제든 내가 좋아하는 게임들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도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때 게임과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역량을 키워준다는 당시 신설 된지 1년 정도 된 “디지털 이미징 전공”을 선택했고 해당 학과에 진학을 하였다.

     

    학과 홈페이지 내 디지털 이미징 전공의 소개 이미지 그 당시 나는 이 그림들을 보고 이 학과 들어가면 내가 원하는 앱을 개발하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나는 자격증이나 토익점수보다는 무언가를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배워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론보다는 직접 프로젝트를 만들어보는 실습 위주의 강의를 수강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3D Maya와 유니티를 사용해서 3D 게임을 만드는 수업이었는데 그 수업을 듣고 캐릭터를 직접 모델링하고 애니메이션을 적용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 애니메이터나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수업 과제로 제작 했던 게임 소시오카레이싱

    그래서 담당 교수님을 찾아가 게임 개발자가 하는 일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고, 나중에 이 학과를 졸업했을 때 어떤 분야로 지원하면 좋을지에 대해 여쭈어보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거의 이 학과를 졸업하고 내가 어떤 분야로 지원해야 할지 내 진로를 정해주세요!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당시 교수님께서도 그렇게 느끼셨던 걸까? 나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 여행을 가는데 미국에 가면 좋을지, 유럽을 가면 좋을지에 대해 물어보는 건가요? 저는 미국에 가면 어떤 걸 볼 수 있고, 유럽에 가면 어떤 걸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있지만, 선택은 본인이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조언을 하자면, 목표를 정할 때 "무엇이 되겠다!” 라고 명사로 정하는 것보다 미래에 나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싶다! 이렇게 동사로 정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거예요.

     

    교수님의 조언을 듣고, 그동안 나는 나중에 '게임 개발자 가 되야겠다.'라고 명사로만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진짜 어떤 일을 하는 것에 더 흥미를 느끼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직접 게임을 더 만들어보면서 나의 목표를 정하고자 했다. 그렇게 겨울방학 동안 혼자서 텟텟블록이라는 게임을 개발해 출시까지 해보면서 내가 진짜 어떤 부분에 흥미가 있을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을 해보았다.

     

    프로토타입 버전의 텟텟블록
    출시 버전의 텟텟블록 1인개발로 게임을 직접 만들면서 개발에 처음 흥미를 갖게 되었다.

     

    개발을 진행하면서 3D 블록 오브젝트를 많이 쌓을수록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생기게 되었는데, 이를 최적화하기 위해 밤새 고민과 공부를 많이 하면서 결국에는 C# 코드로 Texture의 Offset 값을 조정하여 블록들의 색깔을 입혀 주는 방식을 적용해 해결한 경험이 있었다. 그 당시 문제를 해결하고 나는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그러면서 나의 목표를 명사가 아닌 동사로 정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 나는 개발을 통해 멋진 결과물을 만들고,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는 이를 해결 하는 일을 하고 싶다!

     

    게임을 직접 출시하고 나니 자신감이 넘쳐 났다. 나는 고민하면 무엇이든 혼자서 만들어 낼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래서 학교를 휴학하고, 인디게임 카페에서 사람들을 모아서 작업실을 얻어 5개월간 직접 게임을 개발했다.

     

    1인 개발로 게임을 출시하고 나서, 그 당시 나는 저 꼭대기에 있었던것 같다. ㅎㅎㅎㅎㅎ

     

    게임을 더 개발하기 위해 휴학을 하고, 디자이너 1명, 기획자 2명, 클라이언트 2명 으로 구성된 인디게임 팀을 꾸렸다.

     

    나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 참여를 했는데, 다른 프로그래머 한 분께서는 경력자분이셨다. 내 코드를 보시더니 개발 공부를 따로 했는지에 대해 물어보셨다. 나는 자신 있게 혼자서 게임을 개발해 본 적이 있다고 내가 작업한 텟텟블록의 코드를 보여드렸다.

    그 개발자분은 옅은 미소를 지으시더니 C# 책을 한 권 정해주고, 이거 물어볼 거니까 일주일 동안 읽어오라고 하셨다. ㅎㅎㅎㅎㅎ!!

     

    나는 텟텟블록이라는 앱을 개발하면서 인터넷에서 찾은 코드들을 짜깁기 해서 앱이 돌아가게만 했을 뿐, 객체지향적인 설계뿐만 아니라 private, public과 같은 접근 제한자의 구분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의 상태였던 것이었다. 😱😱😱😱

     

    팀프로젝트를 통해, 아 나는 정말 아는게 없었구나! 라는걸 바로 깨닫게 되었다.

     

    5개월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프로그래머 분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한편으로는 같이 인디게임을 개발하려고 모였는데 이렇게 배우기만 해서 죄송한 마음도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더 열심히 공부 했다.

     

    인디게임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는 바로 남은 휴학 기간 동안 게임 프로그래밍 학원에 등록했다. 6개월간 자료구조, 알고리즘, C++로 간단한 콘솔 게임부터 게임 엔진의 기본 구조까지 직접 짜보면서 개발의 기초가 되는 부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남은 학기 동안은 실습 위주의 수업이 아닌, 알고리즘이나 데이터베이스 와 같이 개발에 기초가 되는 이론 위주의 수업 들을 선택해 수강했다. 학과 수업 외에도 대학교 4학년 때 게임 개발에 관심이 많은 후배들과 함께 게임 개발 팀을 만들어 공모전에 지원하기도 하는 등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일을 계속 이어갔다.

     

    4학년 마지막 학기 때는 공모전에서 수상한 결과로 인턴십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2개월간은 HTML5 스낵 게임을 개발하고, 중간에 내가 근무하던 팀이 다른 팀으로 합병되면서 나머지 3개월간은 백엔드 개발을 진행했다. 이때 처음으로 백엔드 개발에 대해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은 되지 못했다. 3개월 동안 백엔드 분야에서 눈에 띌 정도의 발전을 보여드리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비록 최종 전환에는 실패했지만, 다른 개발자분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회사에서 실제로 어떤 프로세스로 개발이 진행되는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또 클라이언트 개발뿐만 아니라 앱 뒤에서 앱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해주는 백엔드 개발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할 수 있어서 나에게 정말 소중한 기회였다.

     

    그렇게 인턴십을 마치고 나는 또 나의 목표에 대해 고민과 방황을 했다.

    🤔 나는 앞으로 백엔드 개발과 게임 클라이언트 개발 중에서 어떤 부분에 집중을 해야 할까?

     

    그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함께 인턴십을 했던 후배와 동기들을 모아 스터디를 진행했고, 스터디 중간에 2개월간 게임 개발 관련 직무 체험 인턴십도 진행하면서 비로소 나의 목표에 대해 다시 설정 할 수 있었다.

     

    💡 나는 앞으로 게임 클라이언트 개발 보다, 앱이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한 일을 하고 싶다!

     

    그 이후로 부족한 웹 개발 공부를 이어가던 중 목표하던, 글로벌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현재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그렇게 3년이 지났다.

     

    현재 회사는 자유롭게 자신이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으면 도전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3년간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백엔드 개발뿐 만 아니라 인프라, 현재는 데이터 엔지니어링 등 앱을 자체 서비스하면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부분에 대한 인사이트를 쌓을 수 있었다.

     

    자유롭게 혼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환경이라, 1~2년 차 때는 정확한 방향을 정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방황을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을 회사에서 찾을 수 없다면, 커뮤니티나 세미나 등 다른 곳에서 답을 찾는 방법을 스스로 배웠다.

     

     

    지금 나는 그렇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깨달음의 비탈길을 한발 한발 오르고 있는 중이다. 

     

    깨달음의 비탈길을 오르면서 인턴십 때 함께 일했던 선임과 동료, 함께 공부했던 동기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나중에는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이런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고 싶다. 그래서 나의 지금 10년 후 목표를 말해보라고 하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 저는 지금 깨달음의 비탈길을 꾸준히 오르는 중입니다. 10년 뒤에도 이 비탈길을 오르고 있을지, 다 올랐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고민하고 경험했던 것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이 비탈길을 오르려는 다른 개발자들에게 도움을 줄 정도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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